[영화] 청년경찰

영화를 본 것도 글을 남긴 것도 17년 여름이다. 블로그가 온전하기 위해서는 다소 쪽팔릴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어 글을 긁어온다. 설을 맞이해 새로운 결심은 안 하고 왜 추억팔이만 하고 있는가 모르겠네.

청년경찰 보고 짧은 단상

강하늘/박서준 주연. 강하늘이 연기하는 걸 보기 좋아해 +영화 광고 통해 보고 싶었던 +하지만 친구의 여자친구가 절대로 보지 말라고 했었던 + 그래서 조금 주저되었지만 + 어떠한 사정상 시간이 갑자기 생겨버린 그런 날 보게 된…

끝나고 난 인상은 뭔가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오락 영화. 하지만 단순히 가볍기만 했던 건 아닌 것 같았던 영화. 인간 내면의 순수함 뜨거움 혹은 선한 열정 같은 어떤 소중한 감정에 불을 붙여준 영화. 단순 오락 영화를 보고 왜 이딴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보는 내내 스스스로가 갑자기 초라해졌던 영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나 갑자기 서글퍼졌던 영화. 내가 그리는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생각이 많아졌던 영화.

어떤 강렬한 선함, 대의, 공익 이런 것을 추구하는 일에 대한 나의 열망은 어느 정도인가. 나는 그런 사람이 될 그릇인가.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인가를 예측하는 게 내 직업인가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떠한 공허함을 느끼나.

만약 어떤 직업이 의미가 있다면 그 직업은 왜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의미는 꼭 공익과 연관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내 직업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굳이 찾아야만 혹은 억지로 만들어야만 나오는 그래야만 끼워맞출 수 있는 것이 내 직업의 의미인 것인가.

만약 내 직업의 끝에서 내가 엄청난 부를 얻게 된다면 나는 그것에 만족할까.

만약 내 직업의 끝에서 내가 공익을 위해 내 청춘을 바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나는 그것에 만족할까. 나의 젊음이 아주 미약하게 나마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데 일조했다면 나는 만족할까.

그러면 그 이후는? 공익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음을 깨딷고 (그렇게 무명으로 은퇴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평범하게 은퇴해서 늙어가는 내 모습에 나는 만족할까. 어떠한 인정도 없이 단순히 혼자만의 만족감 혹은 위안감 비스무리한 것을 안고 살아가면 행복할까. 적어도 공익을 위해 살았던 순간만큼은 의미가 있었으니 만족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지 생각할까.

그런 삶을 사는 과정에서 느낄 수많은 결핍, 경제적인 부족함, 상대적인 박탈감 등은 세상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공명심에 밀려 내 마음을 괴롭힐 수 없을까. 아니면 저런 감정들에 밀려 그런 공명심 따위는 개나줘버려하고 초심을 잃은 궁핍한 남자가 되어버릴까.

나는 요즘 회사에서 왜 힘듦을 느끼고 있는가. 왜 무기력한가. 왜 내일 휴가를 썼나. 휴가를 써서 무엇을 하려고 휴가를 썼나.

내 직업에 만족하나. 내 직장에 만족하나. 무엇을 추구하나. 무엇을 얻고 싶은가.

요즘의 허무함 무기력감 혹은 피로함이 단순히 어떠한 신체적인 상황 때문에 생긴 문제는 아닐까. 심각한 심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단순히 어떤 호르몬적인 영향이 아닐까. 하루 종일 앉아서 생각하고 글쓰고 자료를 찾다보니까 인간으로의 혹은 모르겠는데 동물로서의 어떤 결핍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일단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컨디션 관리 , 운동 혹은 내 아이덴티티를 표출하는 무언가를 시도해보자. 일단 결론을 그렇게 맺고, 그러니까 소결론을 그렇게 맺고 한 번 시도한 후에 해결되는지 어쩌는지 보자 그러고도 이러한 허무감 결핍감 공허감 무기력함이 남아있다면 원인을 한 번 내적인 곳에서 아니면 어쩌면 다른 외적인 것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일단 지금은 좀 생각을 닫고 혹은 입을 닫고 아니 혼자 술 마시고 있으니까 입은 원래 다물고 있었고 어쩌면 손가락을 좀 쉬고 분위기를 조금만 느끼다가 걸어가자.